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국제 유가 폭락이 우리나라 증시를 비롯해 세계 증시의 동반 하락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국가들의 정책적 공조가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을 선언했다. 펜데믹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금융시장은 이미 팬데믹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증시는 확산 직전대비 17%까지 하락했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를 하회했다.
국내 증시도 코로나19 발생 이전 코스피지수가 2250선을 상회했지만 최근에는 1900선까지 붕괴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증권가에서는 우리나라의 재정정책만으로는 증시 회복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주요 증시와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만큼 각국의 정책 공조로 글로벌 증시가 먼저 되살아나야 국내 증시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단 미국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하거나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초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00~1.25%로 0.5%포인트 낮췄다. 연준은 3월 FOMC에서 0.5% 포인트 이상의 추가 금리 가능성도 열어뒀다.
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78억달러 규모 지출안에 서명하며 추가 재정 부양책보다 금리 인하가 더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함께 미국 정부는 의회 동의 없이 가능한 정책 옵션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4월15일인 납세 기한을 미뤄 브릿지론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국의 정책 대응도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250억유로 기금 지원과 함께 EU 가이드라인(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60%)을 잠시 유보하고 주요국들의 재정지출 확대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1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으며 독일은 재정균형 원칙을 완화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각국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 공조 여부 및 강도에 따라 국내 증시가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 수준이 다르다. 금융시장 변동성은 3월 내내 증시를 괴롭힐 것”이라며 “증시 방향성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주요 국가의 부양책과 실물 지표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 사이에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3배 증가했고 피해국수도 3배 늘었다”며 “독일 재정지출을 포함한 국제 공조가 구체적으로 나오기 전까지 시장 변동성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 하락은 정책 공조 필요성을 강요한다. 당분간은 통화정책에 기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 반등 키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각국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 공조 여부 및 강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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