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도 예정대로 이뤄지긴 힘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택 시장을 덮치면서 분양이나 입주 예정 단지의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실적이 계획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친 데다 앞으로의 분양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급락했다.
12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 실적은 당초 계획(1만3789채·임대 제외한 아파트 일반 분양 기준)의 36.7%인 5064채에 그쳤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지면서 분양을 계획했던 사업장 상당수가 분양 일정을 연기한 탓이다.
이달에는 전국에서 총 2만5308채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동기(1만821채) 대비 약 2.3배 많은 수준이지만 분양이 예정대로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가 특정 지역이 아닌 수도권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분양 관계자 대부분이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도 분양 승인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 경기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이달 전국 HOSI 전망치는 69.7로 지난달(84.3)보다 14.6 하락했다. HOSI는 주택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 중이거나 입주 예정인 아파트단지의 입주 실적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 이상이면 긍정 전망이 우세하고 100 미만이만 부정 전망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전국 HOSI 실적치는 62.6으로 당초 전망치(84.3)보다 21.7 낮았다.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오르며 전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문의가 줄어드는 등 시장이 잠잠한 상태다. 다만 서울 아파트 값 상승폭은 0.02%로 전주(0.01%)보다 소폭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값 상승폭이 커진 건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 이후 12주 만이다. 서울 강남권 급매물과 강북권 9억 원 이하 아파트가 신고가에 팔린 게 반영된 결과다. 한국감정원은 “코로나19가 이번 주 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어 상승폭 확대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순구 soon9@donga.com·김호경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