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창업자이자 국내 벤처 1세대인 이재웅 쏘카 대표가 13일 타다 사업 중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이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찌됐든 저는 졌다. 타다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못 지켰고, 투자자들의 믿음도 못 지켰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혁신의 꿈도 못 지켰다”며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쏘카 대표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모빌리티 혁신으로 세상을 움직이겠다’는 목표를 위해 움직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회사는 분할을 취소하고 베이직 서비스는 중단하고, 어떻게든 다시 쏘카와 힘을 합쳐서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며 “모빌리티 혁신으로 세상을 움직이겠다는 목표로 하나로 뭉쳐서 변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저도 옆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 대표가 기존에 해온 창업투자자로서의 활동을 지속하며, 모빌리티 혁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드는 일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쏘카 관계자는 “(이 대표는) 다음 창업 후 오랫동안 투자자로 활동해왔고, 다시 투자자로 돌아가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택시업계,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사임 이후에 모빌리티 혁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드는 일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다 자체는 성공한 모델이지만, 택시 등 전통사업자와 갈등을 빚었고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실패하며 정치권이 타다에 등을 돌렸다”며 “이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적 공감대를 만드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웅 대표는 지난 25년간 한국의 IT 혁신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1995년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한 국내 IT벤처 1세대로, 2007년 9월 다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벤처 투자자로 활동해왔다.
2008년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소풍’을 차려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신생·초기창업자를 지원해왔고, 2016년에는 투자사 ‘옐로우독’을 창업했다. 2018년4월에는 자신이 투자하던 쏘카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11년만에 벤처경영인으로 복귀했다. 같은해 8월에는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쏘카를 기술·데이터 기반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타다’의 모태가 된 메신저앱 VCNC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타다’는 차량공유·호출 사업을 금지하고 있던 법 제도 안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관광활성화를 위한 법 예외조항을 활용, 면허 없이 11인승 렌터카를 이용한 차량호출 사업을 해왔고,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는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정부와 정치권도 타다 영업이 편법이라고 판단했다. 이재웅 대표는 타다에서 얻는 이익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법 개정을 저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는 지난 6일 본회의에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할 때 관광목적으로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여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타다의 현행 서비스는 1년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타다는 다음달 11일부터 ‘타다 베이직’서비스를 중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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