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글로벌 증시 급변동에 세계 주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LS 발행 잔액은 48조원에 이른다. 특히 하락 속도가 가파른 유로스톡스50 ELS에 대한 주의보가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유로스톡스(EUROSTOXX)50 종가는 2586.02로 52주 고가 대비 33.1% 하락했다.
같은날 미국 S&P지수는 10% 상승했음에도 52주 고가 대비 20.1% 빠진 상황이다. 이 외에 닛케이225(-27.7%), 코스피200(-18.0%)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 발행된 ELS는 대부분 코스피200, 미국 S&P500, 홍콩H지수, 일본 닛케이225 지수, 유로스톡스 50, 독일 닥스 등 주요국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발행사 대부분은 위험 분산을 위해 바스켓 형태로 2~3개의 자산을 담은 ELS를 판매하고 있다.
ELS는 만기 내에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밑으로 하락하면 원금 손실(녹인·knock in)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는다. 보통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때보다 35~50% 가량 떨어졌을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만약 만기 평가일에 지수가 급락해 상환가격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주가 지수가 급락하면 ELS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주가지수가 높을 때 발행된 ELS 일수록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은 높아진다.
한 대형증권사가 지난달 유로스톡스50, S&P500,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 상품을 보면, 가입 후 6개월 혹은 12개월이 되는 시점에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기준가격 대비 90% 수준만 유지하면 조기 상환된다.
이 때 조기상환이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음 평가일까지 기초자산 중 어느 하나가 각 최초기준가격의 85%, 80%, 65%로 하락하지 않으면 추가 자동 조기상환이 된다. 그러나 만기평가일에 만기 상환 가격을 미충족할 경우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모든 기초자산 중 어느하나라도 만기 평가가격이 각 최초기준 가격의 65% 미만인 경우라면 최소 35%의 손실이 발생한다. 가입 시 유로스톡스50 지수가 3853.27포인트였다고 가정했을 경우, 이 지수가 50% 빠진 1926.635까지 떨어진다면 투자금의 절반만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 상황에서 단기간 내 녹인 발생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직전 고점 대비 65%를 하단 베리어로 가정하더라도 단기간 내 녹인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지는 유로스톡스50은 고점 대비 버퍼가 1% 정도밖에 남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기초자산별 미상환 잔액은 유로스톡스50이 41조455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P500(37조2512억원), 홍콩H지수(26조724억원), 니케이225(18조8236억원) 코스피200(12조2019억원), 닥스(271억원) 순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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