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의 역발상…놀고 있던 여객기 ‘화물 날개’ 달았다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5일 10시 30분


대한항공 A330 여객기에 화물이 실리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 뉴스1
대한항공 A330 여객기에 화물이 실리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 뉴스1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을 멈춘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다.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국내 수출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1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해당 아이디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임원 회의에서 제시한 것이다. 조 회장은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3일부로 운항을 중단한 베트남 호찌민에 지난 13일부터 20여 톤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은 지난 2월25일부터 운휴에 들어간 중국 칭다오에 오는 21일부터 여객기로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을 지속 넓혀갈 예정이다.

세계 각국이 한국발 승객들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총 124개 노선 중 89개가 운휴 상태다. 수요 감소로 인한 잇따른 감편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평소 대비 86% 줄었다. 여객기가 발이 묶임에 따라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도 크게 감소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한국발 여객 노선 운휴뿐 아니라 미국의 유럽발 항공편 입항 금지 조치 등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고 있는 항공시장에 맞는 새로운 수요를 적극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미국에 의해 대서양 하늘길이 막힌 만큼 여객과 화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조 회장이 항공·물류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발휘, 수출입 기업들의 원활한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공항 주기로 감면 등 비용 절감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위해 여객기를 이용한 화물 수송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09년 여객사업본부장 근무할 당시 미국발 금융 위기,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한국발 수요가 대폭 감소하자, 인천을 거쳐 제3국으로 여행하는 환승 수요를 대폭 유치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