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남매의 난’ 한진칼 주식 샀다 100억 잭팟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6일 22시 28분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 /뉴스1 DB © News1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 /뉴스1 DB © News1
카카오가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매의 난’으로 불리는 한진가(家) 경영권 분쟁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와 무관하게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카카오는 최소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투자 이익을 보는 동시에 첨예하게 맞서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난감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1% 이하로 낮췄다.

카카오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면서 “세부 매각내역을 밝히긴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카카오가 한진칼 주식을 1%가량 매입한 사실이 올 초 뒤늦게 알려지자 카카오가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라는 관측이 팽배했지만 카카오는 당시에도 사업상 협력 강화의 차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같은 해명에도 카카오는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됐다.

우선 이번 매각으로 인해 카카오는 일단 금전상으로 적지 않은 이득을 봤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했고 올해도 1%가량을 추가 매입해 약 2%에 가까운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 초까지만 해도 한진칼의 주식은 1주당 3만원 후반~4만원 초반대였다.

그러나 2월 중순 이후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포함한 ‘3자 연합’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진칼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달 28일 장중 7만1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최근들어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6만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당시 50만주 정도에 해당하는 200억원가량의 한진칼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어느 시점에, 얼마만큼의 주식을 매각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순 계산상으로는 최소한 100억원 이상의 투자이익이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한진그룹의 경영권 다툼에서 한발 물러서겠다는 뜻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평가다. 카카오는 주식 매입 당시 ‘사업상 협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한진그룹의 경영권 다툼이 격화하면서 카카오의 지분은 중요한 요소로 주목됐다. 당초 카카오는 조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지만 지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다.

카카오는 결국 오는 27일로 예정된 한진그룹 주총를 앞두고 사실상 ‘중립’을 지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 섰던 카카오의 선택은 ‘실리’인 셈이다.

한편 카카오가 주주명부폐쇄일인 지난해 12월26일 이전에 매입한 한진칼 지분 1%에 대해서는 오는 27일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후 주식을 매도한 만큼, 주총 이후에 임시주총때 의결권 지분율은 1% 이하로 낮아지게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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