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매장방문 꺼려… 대면접촉 대신 ‘클릭’으로 구입
지난달 신세계百 침대-가전제품, 온라인 매출 각각 148%-25%↑
명품-화장품 판매량도 부쩍 늘어
주부 김모 씨(6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등받이 조절이 가능한 리클라이너 소파를 원격으로 구입했다. 320만 원 상당의 값비싼 소파였지만 백화점 매장에 직접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주문한 뒤 계좌이체로 결제했다. 김 씨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의자 하나만큼은 좋은 걸 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구매했다”며 “고가품이지만 백화점에 직접 가기는 꺼려져 전화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수백만 원 상당의 가구, 가전제품을 대면 접촉 없이 ‘언택트’(‘un’+‘Contact’) 방식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고급 가구, 가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매장에 직접 방문하기가 꺼려져서다.
16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한 달간 침대, 가전제품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7.7%, 24.9% 늘었다. 같은 기간 침대, 가전제품의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4.5%, 5.8% 줄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침대 등 고가 가구 제품은 매장에서 직접 보고 만지며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면서 가구, 가전제품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월 온라인에서 판매된 제품 중에는 돌레란 매트리스(756만 원), 삼성 셰프컬렉션 냉장고(611만8000원), 자코모 카우치 소파(540만 원) 등 5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제품들도 있다.
다른 백화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백화점이 2월 1일∼3월 15일 온라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가구, 가전제품의 온라인 매출이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5%, 2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롯데닷컴의 가구제품 매출은 10.8%, 가전제품 매출은 16.8% 올랐다. 이 기간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300만 원대 LG 냉장고, 350만 원대 가보건강침대 등 고가의 가구, 가전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
명품 패션잡화와 화장품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월 온라인 명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51.6% 늘었다. 명품 제품은 오프라인 판매량도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온라인 판매량의 증가 폭이 더욱 컸다. 롯데닷컴에서는 2월 명품 화장품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40%나 올랐다. 그중에서도 수입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과 에스티로더의 매출은 각각 136%, 65% 올랐다.
고가 가구, 명품 제품에 대한 온라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온라인몰인 롯데프리미엄몰에 베르사체가 입점한다고 16일 밝혔다. SSG닷컴은 지난달 독일 명품 가전 브랜드 ‘밀레’ 제품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온라인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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