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제로금리…금융권도 초비상 경영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17일 11시 45분


한국은행, 기준금리 0.75%로 0.5% 포인트 인하
은행, 예대금리차 감소 더욱 가속화될 전망
보험, 운용자산이익률 하락과 이차역마진 우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감행했다. 사상 첫 0%대 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과 보험사들의 수익 창출능력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사상 첫 제로(0%대)금리 시대를 맞게 됐다.

이같은 결정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경기 개선을 위한 조치이다. 그러나 초저금리는 은행의 예대마진과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금융시장도 이를 선반영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떨어진다. 문제는 예금금리와 함께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가 감소할 수 있다. 이자 수익은 은행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예대마진 하락은 은행 수익성 저하로 연결된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 예대금리차는 지난 2017년말 1.81% 포인트에서 2018년 말 1.67% 포인트, 지난해 말 1.62% 포인트로 매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로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감소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와 은행간 경잼 심화로 은행 순이자마진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예대율 규제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이후 적극적으로 예금금리를 낮추지 못한 것도 마진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인하함에 따라 시장 실세금리 등을 감안하여 금리인하 시기 및 인하 폭을 검토할 예정이다”며 “아직 인하 시기 및 인하폭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보험사들도 기준금리 하락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로 인해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이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운용이익률은 더욱 낮아져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5%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3%대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진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이차역마진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초저금리에 따른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환헤지 부담도 작용할 우려가 있다. 최근 생보사들은 국내 채권뿐 아니라 해외채권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환헤지를 위해 보유 중인 외환스왑 등 파생상품과 관련한 환헤지 비용이 증가한다.

조용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보험사의 부채 쪽은 금리고정형이 많고 금리 연동형이라고 하더라도 최저보증이율이 깔려 있어 금리확정형으로 되는 계약들이 많다”며 “지난해에도 3%대 최저보증이율을 판 보험사들이 있어 이차역마진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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