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시·투자위반·주주 규제 등 한진, 금감원에 ‘3자 연합’ 조사 요청 상대 압도할 지분 확보 못해 ‘팽팽’
27일 지주사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의 경영권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 측과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은 현재 그룹 경영권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금까지는 양측이 자신들이 경영권을 가져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상대방의 경영능력 하자를 지적하는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한진칼 주총이 임박하면서 지난주부터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 반도건설 허위공시 논란 등 상대의 법적 위반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공방이 살벌해지기 시작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이에서는 “한진그룹의 명예회장을 요구했다”는 주장을 두고 진실공방까지 벌어져 진흙탕 싸움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3자 주주연합’의 공세에 반박하는 형태로 맞서던 한진그룹이 먼저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한진그룹은 16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지분공시심사팀)에 ‘3자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한진칼이 주장하는 ‘3자 주주연합’의 위반 내용은 반도건설의 허위공시를 비롯해 KCGI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KCGI의 투자목적회사(SPC) 투자 위반, 임원·주요주주 규제 등이다. 한진칼은 이런 위반사항에 대해 시정명령과 수사기관 고발이나 통보, 업무정지 및 해임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한진그룹은 반도건설과도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투자목적 변경 공시 전 한진그룹에 명예회장직 등을 요구했다는 주장을 두고 날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진그룹은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지난해 8월과 12월 조원태 회장을 만나 한진그룹 명예회장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도건설은 당시 만남은 조원태 회장의 제안으로 성사됐으며 권 회장은 경영참여를 요구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다시 반도건설 주장을 재반박하고 나서며 맞서고 있다.
현재 조원태 회장이나 ‘3자 주주연합’ 모두 상대를 압도할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지금까지는 조원태 회장 쪽이 근소한 우위이나 양측 모두 최근 지분율에서 예상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조원태 회장쪽에서는 당초 우군으로 분류되던 카카오가 지분 일부를 매도하면서 경영권 공방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3자 주주연합’ 역시 반도건설이 허위공시 논란으로 인해 의결권을 가진 지분율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27일 주주총회까지 표심을 확보하려는 양측의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