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0%대 금리로 더 어려워질듯
보험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조 원가량 감소하며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초유의 0%대 금리 시대까지 맞게 되면서 올해 경영 환경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55개 생명·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5조33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8%(1조9496억 원)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2009년(3조9963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손해보험사의 이익 감소폭이 생명보험사보다 컸다. 손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227억 원으로 전년보다 31.7%(1조311억 원) 감소했다. 투자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장기보험 사업비가 증가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이익 규모가 줄었다.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3조1140억 원으로 전년보다 22.8%(9185억 원) 줄었다. 금리 하락으로 인한 보험영업 손실과 투자 영업이익 감소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험사 전체의 실적 악화로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45%와 4.41%로, 전년 대비 각각 0.19%포인트, 2.25%포인트 떨어졌다.
올해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굴려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것도 타격을 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건전성 제고를 위한 내실 경영을 추구하도록 감독 및 검사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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