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또다시 폭락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통하던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에 산유국들의 증산 경쟁으로 공급 과잉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03달러(9.6%) 떨어진 2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내려간 것은 2016년 2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WTI는 2월 중순만 해도 배럴당 50달러를 넘었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며 시세가 한 달 만에 거의 반 토막 났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장중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가 30.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었는데도 산유국들이 각자 증산을 통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6일 열린 OPEC플러스(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의 추가 감산 협상이 러시아의 반대로 결렬되자 현재 1000만 배럴가량인 일일 생산량을 4월부터 1230만 배럴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16일에는 사우디 아람코의 아민 나시르 최고경영자(CEO)가 “5월 산유량도 4월과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증산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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