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오실 필요없어요” 금융거래에도 언택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03시 00분


코로나19가 바꾼 은행권 풍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 전반에 대면 접촉 없이 소비 활동을 하거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언택트(untact)’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고객들에게 지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과 같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업무를 해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언택트’를 활용해 비대면 채널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비대면 채널을 계좌 조회나 이체와 같은 단순 업무 처리 중심에서 상품 가입 통로로 바꾸기 위해서는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온라인 전용 상품을 만들어 금리를 더 높게 주거나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리는 19일부터 변동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언택트 고객 유치를 위해 전면에 내세운 상품은 적금이다. 지점 방문을 통해 가입하는 것보다 우대이율을 높게 주는 사례가 많다. 또한 모바일 이용자의 연령이 지점 방문객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직관적인 이해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단순하고 재미있는 콘셉트를 가진 상품을 주로 내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전용 상품으로 저축 방법, 우대이율, 부가서비스 등을 가입자가 직접 설계하는 ‘KB 내맘대로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해 적금 설계 과정을 피자 만들기로 이미지화해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최대 0.6%포인트의 우대 금리와 함께 3년 정액적립식으로 가입하면 연 2.65%의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적금 부가서비스로 휴대전화 수리비용 보상보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 보장, 교통사고 또는 여행 보험 등을 고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인 ‘쏠’로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전용 적금 3종을 판매하고 있다. ‘선물하는 적금’은 신규 가입금액을 타인이 선물해주면 조건 없이 연 2.7%를 적용해주며, ‘작심3일 적금’은 6개월 동안 같은 요일마다 소액을 저축한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쏠플레이 적금’은 게임을 하며 우대금리를 챙길 수 있는 상품이다. 우리은행도 복잡한 우대금리 부과 조건 없이 최대 연 2.5%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WON적금’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수요가 많은 신용대출을 위해 대출 절차를 간편하게 만든 온라인 전용 상품들도 여럿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 원큐 비상금대출’은 신용등급 조회만으로 1년 만기(최장 10년까지 연장), 최대 300만 원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특히 소득 증빙이 어려운 주부나 영세 자영업자 등이 서류를 준비할 필요 없이 90초 이내에 한도 조회를 한 뒤 2분이면 대출 실행까지 이어진다.

NH농협은행의 ‘올원 직장인대출’도 NH농협은행 앱에서 언제든 한도와 금리 조회, 대출 실행을 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직장 재직 여부와 추정소득을 자동으로 확인하고 한도와 금리를 산출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KB국민은행도 온라인 전용으로 별도 회원 가입 없이도 한도 조회와 대출 신청이 가능한 ‘KB 스타 신용대출’을 내놓았다.

은행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별도의 지점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온라인 전용 상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모바일 직접 판매 플랫폼을 통해 판매 수수료를 다른 상품 대비 크게 낮춘 ‘보이는 ELF(주가연계펀드)’ 시리즈를 판매해왔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부분 수수료를 낮추거나 더 높은 수익률을 주는 모바일 전용 펀드 및 ELS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점을 찾는 대신 비대면으로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금융사들도 언택트 상담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 개인 성향과 특성을 반영한 인공지능 챗봇 ‘쏠메이트 오로라’를 운영 중이며, 하나은행은 음성 ARS 안내와 모바일 화면을 결합해 노년층이나 외국인들이 보다 쉽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스마트 ARS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언택트’에 대한 선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금융사들이 디지털 중심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왔던 만큼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money&life#경제#금융#금융도언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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