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주전부터 주총장 방역… “코로나 위기극복 전략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03시 00분


감염병 사태속 주총 시즌 개막
삼성전자, 음압텐트-구급차 준비
체온 재고 입장… 거리 두고 앉아
전자투표 독려 참석자 작년 절반… 한종희-최윤호 사내이사 선임

아크릴판 대고… 띄어 앉고… 18일 삼성전자가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감염 및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외부 장소에서 주총을 열었다. 또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단상에는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했고(왼쪽 사진), 주주들은 최소 2석 이상씩 띄어 
앉고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하는 등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크릴판 대고… 띄어 앉고… 18일 삼성전자가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감염 및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외부 장소에서 주총을 열었다. 또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단상에는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했고(왼쪽 사진), 주주들은 최소 2석 이상씩 띄어 앉고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하는 등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8일 오전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S 등 삼성 주요 계열사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등이 일제히 주총을 개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총장 이슈를 선점했다.

참석한 주주들은 경영진에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사업적 피해 및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물었고, 기업들은 자칫 주총 개최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될까 봐 미리 전자투표제 활용을 당부하고, 현장 방역에 총력을 쏟았다.

○ 의료진, 음압텐트까지 준비한 삼성전자


이날 삼성전자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외부 장소에서 주총을 개최했다. 매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개최해 왔지만 올해는 규모가 더 큰 1500석 수준의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를 주총 장소로 택했다. 주주들이 좌석 2석(약 1.9m) 이상씩 거리를 두고 앉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주총 현장은 코로나19 방역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주총 2주 전부터 매일 컨벤션센터 방역 작업을 벌였다. 주총 당일에도 컨벤션센터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7대, 체온계 16대를 마련해 주주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건강확인소를 설치해 의사 3명, 간호사 7명, 구급차 4대를 대기시켰다. 또 현장에 음압텐트도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총 입구에서 주주 확인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주주들이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주총장 출입 통로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렸다”며 “또 주주 발언에 쓰는 마이크에도 일회용 위생커버를 씌우고 발언이 끝날 때마다 소독을 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예방 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에는 지난해 1000여 명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주주 400여 명이 참석했다. 상당수가 올해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도입한 전자투표제를 통해 이달 8∼17일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권을 행사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내이사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 주주 주요 질문도 ‘코로나19 대응’


현대모비스, 삼성전기 주총 현장에서도 최대 화두는 코로나19였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사장)는 이날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 열린 주총에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하고 있다”며 격일제 재택근무, 필수 근무 인원의 대체근무지 이동 등의 확산 방지 대책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또 “유동성을 추가 확보하고 국내외 공급망을 관리해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대내외적인 위험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올해를 자동차 부품 시장을 선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도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주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현대모비스도 전자투표를 실시해 전년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코로나19가 기업의 중·장기 경영계획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삼성전자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업적 영향과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 “코로나19 사태 초반 중국 부품 공급 문제가 있었지만 현재는 전혀 사업적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한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 이제 확산되는 추세라 정확하게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답했다.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도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각도로 위기 극복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캠퍼스에서 주총을 개최한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코로나19 영향,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지고 사업 수행에 난관이 예상된다”면서도 “올해 해외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경영방침을 ‘글로벌 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로 정했다”고 말했다.

수원=서동일 dong@donga.com / 서형석·유근형 기자
#삼성전자#주주총회#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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