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확보 전쟁’ 돈 되면 금-장기국채까지 매각
코스피, 사상 최대폭 133P 하락… 환율 1285원 마감
정부 “중소기업-자영업자 등에 50兆 비상금융지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서 공포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 경쟁에 나섰다. 주식, 채권 등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팔아치우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골드러시를 연상시키는 ‘달러러시’ 행렬에 뛰어들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1,500 선 아래로 추락했고, 원화 가치는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1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33.56포인트(8.39%) 떨어진 1,457.6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1,5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9년 7월 이후 10년 8개월 만이다. 이날 하락 폭은 1983년 현재의 코스피가 산출된 이래 최대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982조 원대로 쪼그라들어 2011년 10월 이후 8년 5개월 만에 시가총액 1000조 원이 깨졌다.
외국인들이 주식 판 돈을 달러로 환전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루에만 40원이 오른 1285.7원에 마감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채권이나 금도 맥을 못 추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0.143%포인트 급등(채권가격 하락)한 연 1.193%로 마감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금융시장에서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 0.994%에서 1.259%로 상승했다. 금과 은값은 각각 3.1%, 5.9% 떨어졌다.
금융시장이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자 정부가 긴급 진화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1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도산 위험을 막고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50조 원 규모의 특단의 비상금융조치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이것은 필요한 대책의 일부분일 뿐”이라며 “취약계층 지원 방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재난소득 등 현금성 지원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해특별수당의 성격으로 현금성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속도감 있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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