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오랜만에 웃었다…주가·원화·채권 ‘트리플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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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20일 17시 42분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2020.3.20/뉴스1 © News1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2020.3.20/뉴스1 © News1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얼어붙었던 국내 주가와 원화, 채권 가치가 오랜만에 급반등했다.

20일 코스피는 7% 넘게 오르며 1560선에 올랐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000조원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9% 이상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각각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될 정도였다.

달러/원 환율은 40원 가까이 급락했다.(원화 가치 상승) 전날(19일) 밤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또한 금융당국의 10조원 규모 채권안정펀드 조성 소식에 국고채 금리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전 구간 하락했다.(채권 가격 강세)

◇코스피 8거래일 만에 7% 반등 1560선…코스닥 9% 급등

이날 코스피는 전날과 비교해 108.51포인트(7.44%) 오른 1566.15로 마감했다. 지난 10일 이후 8거래일 만의 상승 마감이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은 전날(982조1697억원)보다 72조7231억원 가량 늘어난 1054조8928억원을 기록했다. 전날 약 8년5개월 만에 1000조원이 붕괴됐는데, 하루 만에 회복한 것이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3068억원, 2006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홀로 5856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렬을 이었다. 기관은 2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올랐다. 상승률은 LG화학(18.48%), 삼성바이오로직스(17.49%), 셀트리온(8.93%), SK하이닉스(8.41%), 현대차(7.89%), 삼성전자우(7.19%), NAVER(6.94%), 삼성전자(5.70%), 삼성물산(5.37%), LG생활건강(1.19%) 순으로 높았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13.29%), 은행(12.54%), 운수창고(12.03%), 비금속광물(11.56%) 등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39.40포인트(9.20%) 뛴 467.75로 마감했다. 지난 17일 이후 3거래일 만의 상승 마감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555억원, 597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이 홀로 2125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171조3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모두 올랐다. 상승률은 휴젤(15.77%), 케이엠더블유(12.05%), SK머티리얼즈(11.80%), CJ ENM(11.29%), 스튜디오드래곤(9.70%), 셀트리온헬스케어(9.09%), 헬릭스미스(7.60%), 에이치엘비(5.20%), 펄어비스(4.47%), 씨젠(1.19%) 순으로 높았다. 업종별로는 기타제조(15.22%), 컴퓨터서비스(13.18%), 방송서비스(12.63%), 인터넷(12.56%), 반도체(11.53%) 등 순으로 높았다.

이날 점심 시간 전후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는 각각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 간 프로그램매수호가가 정지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해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11년 12월1일 이후 약 8년3개월만이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2018년이 마지막이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주식시장 급반등에 대해 “전날 가파른 주가 하락에 따른 매수 심리, 원/달러 환율 하락 때문일 듯하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렬에 대해서는 “국내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현물 순매수 추이는 금융위기와 비교했을 때 추가 매도 여력을 갖고 있다”며 “주말 새 1조달러 재정지출 법안에 대한 미 의회 협상 진행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달러/원 환율 39.2원 급락…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 하락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9.2원 급락한 1246.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원화 가치 상승) 32원 내린 1253.7원으로 출발해 장중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달러 초강세에 흔들리던 외환시장이 일단은 진정된 모양새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 40원 급등하며 10년6개월 만의 최고치인 1285.7원을 기록했으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전날 급등분을 반납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와 전날 밤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최소 6개월(9월19일까지)이다. 이는 최근 급격히 악화된 글로벌 달러 자금시장의 경색 해소를 위한 비상 조치로, 비상용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것과 비슷하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30일 체결(300억달러 규모)에 이어 역대 2번째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로 달러/원 환율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달러 강세 기조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지속으로 하방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8일(현지시간) 뉴욕 거래에서 2% 상승한 102.73을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올라 2017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 지속됐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2008년 원화 가치 안정에 기여했던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원화 가치는 안정될 것이 기대된다”면서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원화가 재차 불안해질 가능성도 남아 있으나, 3분기로 가면서 달러/원은 하락하며 안정되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전구간 하락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8.6bp(1bp=0.01%) 급락한 연 1.107%에 거래를 마쳤다. 1년물은 4.7bp, 5년물은 4.6bp 하락하며 각각 1.019%, 1.388%로 마감했다. 장기물의 금리 하락폭은 향후 수급부담 우려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10년물은 4.6bp 급락한 1.611%를 기록했으나 20년물은 0.7bp 내린 1.663%, 30년물은 0.9bp 하락한 1.645%였다. 50년물은 0.8bp 내려 1.644%로 마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으로 유동성 우려가 줄어들었고, 금융당국이 10조원 규모로 채권안정펀드를 조성한다는 소식에 채권시장 심리가 개선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일단 10조원 규모로 작동하지만 늘려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경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채권금리가 오른 이유는 유동성 문제였는데, 통화스와프 체결로 달러화 유동성이 완화된 것이 오늘 강세의 큰 요인”이라면서 “또한 채안펀드 조성 소식도 규모 자체보다는 향후 정부가 상황에 따라 더 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이 시장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채권시장 흐름도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의 하방도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채권시장의 흐름은 강세가 맞지만, 한은의 금리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시장이 이미 인식하고 있다”면서 “또한 외국인 순매도 기조가 계속되고 있으며, 정부가 자금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2차 추경 등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수급 부담 요인도 있어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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