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밤 한미 통화스와프가 전격 체결됨에 따라 20일 국내 금융시장은 다시 화색을 보였다. 20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08.51포인트(7.44%) 급등한 1,566.15로, 코스닥지수도 9.20% 폭등한 467.75로 각각 장을 마쳤다. 코스피 상승 폭은 2008년 10월 30일(115.75포인트) 이후 가장 컸고, 상승률은 2008년 12월 8일(7.48%) 이후 최대였다.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두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다만 이날도 외국인은 6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를 하면서 12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39.2원 내린 1246.5원으로 마감했다(원화 가치 상승). 이로써 전날 40원 폭등한 환율은 이날 다시 거의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한국은행은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두 배 규모다. 연준은 한국 외에 호주 브라질 등 8개국 중앙은행과도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이번 미국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위기 대응 매뉴얼을 교본으로 삼아 차례로 진행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기준금리 1.00%포인트 인하, 17일 ‘기업어음 매입 기구’ 재가동, 18일 머니마켓펀드(MMF) 시장 유동성 지원 등 금융위기 당시 처방들을 대거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의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과 같은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여전히 크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반가운 소식”이라며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에 이어 채권 및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도 강력한 대책을 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0일 금융 당국과 은행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채권안정펀드는 금융위기 당시 금융권이 공동으로 운용했던 펀드로 기업채권, 은행채, 카드채 등을 매입해 준다. 금융위원회는 필요시 펀드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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