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상환 지연된 고객 대상으로 내달부터 1900억 규모 미리 지급
“신뢰 높이려 책임경영 차원 결단”… 나머지 판매사들도 뒤따를지 관심
원리금 상환 지연으로 투자 원금 손실 우려가 발생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과 관련해 신한금융투자가 원금의 50%를 투자자에게 미리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6곳의 독일 헤리티지 DLS 판매사들도 고객 지원 차원에서 이번 원금 가지급 결정을 뒤따를지 주목된다.
22일 신한금투는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의 원금 상환이 지연된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투자 원금의 50%를 가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한금투가 판매한 해당 상품의 미상환 잔액은 총 3799억 원이다. 이번에 가지급하는 투자 원금 규모는 마지막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1월까지의 잔액 중 절반인 1899억 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충당금 등 재무적 부담이 있겠지만 시장 신뢰 제고와 책임경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향후 투자금을 회수하면 정산 절차를 통해 가지급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고객에게 지급한다. 손실액이 가지급금보다 크면 고객으로부터 일부를 돌려받아야 하는 이슈는 있다.
신한금투를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SK증권 등 7개 판매사는 2017년 중반부터 지난해 초까지 해당 상품을 총 5200억 원어치 판매했다. 신한금투는 7개 판매사 중 이 상품을 가장 많이 팔았다. 신한금투는 이번 결정이 배임죄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법률 자문도 받았다. 자문 결과 손실보전이 아닌 가지급이기 때문에 배임죄와 무관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독일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이 현지 건물을 사들여 고급 주거 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저먼프로퍼티그룹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의 대출 펀드가 인수했고 신한금투 등 7개 판매사가 이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DLS 신탁 상품을 국내 투자자 2000여 명에게 판매했다. 하지만 인허가 문제 등으로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현재까지 2159억 원이 묶여 있다.
신한금투의 가지급 결정으로 나머지 판매사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에 대한 압박 강도가 강해지고 있어 다른 판매사들도 가지급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신한금융은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신임 신한금투 사장에 이영창 전 대우증권 부사장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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