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피난구역 20층마다 설치… 규모9 지진-태풍에도 견디게 설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1일 03시 00분


미래 100년을 이끌 건설기술 - 롯데건설
초고층 건물 안전문제 해결 만전
민간 기업 최초 대테러팀도 꾸려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는 첨단 건설기술의 집약체다. 롯데월드타워를 시공한 롯데건설은 초고층 건물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먼저 롯데건설은 롯데월드타워에 국내 최초로 피난안전구역을 20층 간격으로 총 5곳 설치했다. 세계 최고층 건물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4곳)보다 하나 더 많다. 피난안전구역은 벙커에 버금갈 만큼 견고하다. 불연 재료와 ‘가압 제연설비 시스템’이 적용돼 화재 시 불과 연기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국내 최초로 비상 시 승강기 61대 중 19대를 즉시 피난용으로 전환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피난용 승강기에는 연기 유입을 차단하는 가압 제연설비와 정전 시 비상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예비전원과 비상발전기까지 삼중 안전 시스템을 갖췄다. 피난계단에는 국내 최초로 공기를 강하게 불어넣는 ‘급기가압식 제연설비’가 설치됐다. 계단 폭도 일반 건물(1200mm)보다 300mm 넓다.

롯데월드타워는 리히터 규모 9의 지진과 초속 80m의 태풍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규모 9는 국내 지진 관측 이래 가장 규모가 컸던 2016년 경북 경주 지진(5.8)보다 에너지 강도가 300배 센 지진이다. 2003년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태풍 매미의 최대 순간 풍속은 롯데월드타워가 견딜 수 있는 최대 풍속(초속 80m)보다 낮은 초속 60m였다.

롯데월드타워는 민간 기업 최초로 대테러팀을 꾸리고 폭발물 및 마약 탐지견도 채용했다. 재난과 테러 등 만일의 사태를 예방하고 발생 시 신속한 초동 대처를 위해서다. 또 자체 소방대와 소방차를 갖추고 있으며, 400여 명의 안전요원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그 비결은 건물 구조에 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건물 뼈대 역할을 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코어월’과 8개의 ‘메가 칼럼(대형 기둥)’이 건물 무게를 지탱하고 있다. 여기에 ‘아웃리거’와 ‘벨트 트러스’ 등 첨단 구조물을 40층마다 설치했다. 이 구조물은 흔들리는 대나무 줄기를 잡아주는 ‘마디’ 역할을 한다.

또 롯데월드타워 102층(지상 435m)부터 최고층 123층(지상 555m)까지 약 120m에 달하는 초대형 ‘다이아그리드’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내부 기둥 대신 시옷(ㅅ)자 모양의 강관인 다이아그리드 여러 개를 쌓아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다이아그리드 공법을 국내 최초로 초고층 건물에 적용한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다이아그리드 공법이 적용된 사례이기도 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기둥 없이 건물 하중을 견딜 수 있게 되면서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건물 외관을 더욱 화려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미래100년을이끌건설기술#건설#롯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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