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급증하며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판매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3월 미국시장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42% 감소한 3만6000대, 기아차는 19% 감소한 4만5000대를 각각 판매했다. 양사 합산 판매 감소량은 31%로, 미국 시장 평균(38%)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알라배마 공장에 확진자가 발생, 공장 가동이 중단돼 타격이 컸다. 현대차 미국 알라배마 공장은 이달 10일까지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세단 판매가 특히 감소했다. 현대차 세단은 54% 판매 감소세를 나타냈다. 엑센트가 62%, 엘란트라가 53%, 쏘나타가 55% 각각 판매감소세를 보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29% 역성장했다. 코나, 투싼, 싼타페가 모두 40%대 판매 감소세를 나타냈고,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3934대, 소형 SUV 베뉴는 951대, FCEV 넥쏘는 7대 각각 판매됐다.
제네시스 브랜드(G70·G80·G90)의 판매는 9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
현대차에 비해 공장가동일수가 많은 기아차의 사정은 다소 낫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은 엔진을 공급받는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19~20일 문을 닫았고,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기아차 세단은 23%, RV(레저차량)은 12% 각각 판매가 줄었다. 세단에서는 포르테·옵티마·스팅어가 각각 10%·12%·40% 판매감소세를 보였다. RV 중에서는 스포티지·쏘렌토·니로의 판매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7%·40%·10% 감소했다.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5153대, 소형 SUV 셀토스는 2160대 각각 판매됐다.
유럽 상황도 심각하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9일까지 문을 닫는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역시 23일부터 3일까지 셧다운한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미국보다 심각한 만큼 유럽 3월 판매 역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에서도 판매가 반토막났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3만2279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기아차 역시 7466대를 판매, 전월인 2월(1만5644대)보다 52.3% 감소한 실적을 나타냈다. 현대차 인도 생산기지는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기아차는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각각 가동을 멈춘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과 유럽, 인도 외에도 ▲브라질(3월23일~4월9일) ▲러시아(3월28일~4월3일) ▲터키(3월27일~4월10일) 등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기아차 역시 미국과 유럽, 인도 외에 멕시코 공장이 문을 닫았다. 양사 모두 사실상 한국과 중국 정도가 남은 상황이다.
한편, 국내 5개 완성차의 3월 해외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한 44만6801대를 나타냈다. 현대차의 해외 판매는 26.2% 감소한 23만6323대를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월(-26.7%) 이후 11년 만의 최대치다. 기아차 해외 판매는 11.2% 감소한 17만5952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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