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나던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 갑자기 줄었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7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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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 의결
공무원·군인에 줄 미래 연금액 '연금충당부채'
2015년부터 매년 10%이상씩 급격히 불어나
물가·임금상승률 등 산출기준 최신화하면서
1040.4조에서 944.2조로 96.2조 하향 조정

최근 수년간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 증가율이 이례적으로 대폭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현재·미래의 연금수급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으로, 이번 국가 회계결산에서 물가·임금상승률 등 산정 기준이 달라지면서 눈에 띄게 급감했다.

7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재무제표상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는 944조2000억원으로 2018회계연도 대비 4조3000억원(0.5%) 증가했다.

연금충당부채는 2015년 659조9000억원, 2016년 752조6000억원, 2017년 845조8000억원, 2019년 939조9000억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증가해 왔다. 특히 2018회계연도에선 연금충당부채가 전체 부채의 55.9%를 차지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무원 수를 적극적으로 늘리기 시작한 터라 향후 이로 인한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같은 연금충당부채 증가폭이 작년 갑자기 둔화된 것은 물가·임금상승률·기대수명 등 계산에 쓰이는 기준들이 바뀌면서다. 정부는 2018회계연도까지는 ‘2015년 장기재정전망’의 임금·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적용해 계산했지만 작년부터는 ‘2020년 장기재정전망’의 숫자를 가져다 썼다.

기재부는 “전망과 실적과의 괴리, 저성장·저물가 기조 등 최근 경제 현실에 맞지 않는 과도한 전망 등의 문제로 현실화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2015년 장기재정전망’상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2.4~2.7%를 기록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1%대 안팎의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선길 기재부 회계결산과장은 “올 2월초 장기재정전망협의회에서 올해부터는 ‘2020년 장기재정전망’상 전망치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회계 전문가들에게 자문도 구해본 결과 최신 전망치를 써야 하고 기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치를 쓰는 건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이번 결산에서 물가상승률을 기존 2.1%에서 2.0%로, 임금상승률은 5.3%에서 3.9%로 하향조정해 계산했다. 이같은 산출방식 변경으로 연금충당부채는 96조2000억원이 감소하게 됐다. 여기에 전년(3.35%) 대비 할인율이 2.99%로 하락하면서 77조원이 증가했고 근무기간 증가(+33조4000억원), 수급자 연금지급 감소(-17조5000억원) 등 요인이 보태져 총 4조3000억원이 증가하게 됐다.

기존 산출방식대로 했다면 1040조4000억원에 이르렀을 연금충당부채는 이렇게 해서 944조2000억원으로 낮아졌다.

작년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연금충당부채 758조4000억원, 군인연금충당부채 185조8000억원으로 이뤄져 있다.

작년 연간 연금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94%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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