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020년 1분기 실적이 그나마 선방한 것은 ‘효자’ 반도체 사업이 버팀목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는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1분기 잠정 매출은 전분기 대비 8.15% 감소하고,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잠정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0.61% 줄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73% 늘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1.6%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같은 잠정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1분기 실적 선방은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으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달러 강세로 반도체 실적이 양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디스플레이 부문이나 모바일 부분이 코로나19로 많이 힘든데도 불구하고 반도체 하나로 이렇게 버텼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며 “서버D램이 워낙 강해서 2분기 평균판매단가(ASP)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진 관리를 잘해서 1분기 실적 선방을 이뤘다고 보고 있다”며 “금융위기 당시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 10% 수준을 유지했지만 5% 수준으로 추락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의 적자 지속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주문 감소로 실적이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세트 사업부는 3월 들어 타격이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실적이 선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이어진다.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늘어난 재택 근무 등에 서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지난해 신규 생산능력(CAPA) 투자 자제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로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고 있는 점이 반도체 수요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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