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가 1인 평균 950만원 미만… 질병-사고 피해 과장 ‘생계형’ 늘어
A 씨는 지난해 교통사고 후 인지 기능 저하로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서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했다. 이후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생명보험을 통해 약 8억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사고 후에도 운전을 하는 등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허위 진단으로 보험금을 부정 수령한 엄연한 보험사기였다. A 씨처럼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과 부정 수령한 금액이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8809억 원으로 전년(7982억 원)보다 827억 원(1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적발 인원은 9만2538명으로 전년 대비 1만3359명(16.9%) 늘었다. 금액과 인원 모두 금감원이 관련 집계를 낸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루 평균 254명, 24억 원이 보험사기로 적발된 셈이다.
보험사기 중 82%는 1인당 평균 금액이 950만 원 미만인 소액 사기였다. 금감원은 불특정 다수의 보험 소비자가 상해나 질병 또는 자동차 사고 등의 피해를 과장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생계형’ 보험사기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험사기를 저지른 이들을 직업별로 보면 회사원이 18.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업주부 (10.8%), 무직·일용직(9.5%)의 비중이 높았다. 보험설계사나 의료인, 자동차정비업자 등 보험 관련 전문종사자의 비중은 전체 적발 인원의 4.2%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는 40, 50대의 비중이 46.7%로 가장 높았다. 60대 이상 고령층도 2017년 14.3%에서 지난해 18.9%로 증가세를 보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67.2%, 여성이 32.8%였다. 보험 종목별로는 손해보험을 악용한 보험사기가 전체의 91.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손해보험 가운데 상해·질병 보험상품을 활용한 사기가 증가세를 보였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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