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특수은행채를 살 채비를 갖췄다.
금통위는 이날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과 주택금융공사 MBS(주택저당증권)를 포함했다. 현재는 국채와 정부보증채만 단순매매 대상증권이다.
이같은 조치는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물경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산업은행 등이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을 사기 위해 산업금융채권 등을 발행하면, 이를 한은이 매입해 재원 조달을 돕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일 실물경기가 얼어붙어 이들 특수은행이 발행해야 할 채권이 많아지면 해당 금리가 올라가고, 그 파장이 전체 채권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방파제를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이들 채권은 이미 환매조건부(RP)매매 대상증권에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금통위가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포함한 건 한은이 신용리스크를 조금 더 지더라도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되사는 조건으로 판 뒤 기간에 따라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 한은이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돈)이 공급된다. RP는 대차의 개념인 반면 단순매매는 해당 채권 만기까지 한은이 소유한다. 해당 채권에 대한 신용리스크를 한은이 떠안는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이 산업금융채권 등 특수은행채를 사면 해당 은행은 회사채, CP 등을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이 수월할 것”이라며 “한은이 실물부문에 자금을 공급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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