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사측과 인원감축 방안 및 규모 등을 두고 협의해온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앞으로 노사 대표자 간 회의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스타조종사 노조는 이날 오전 최종구 대표이사 명의로 4월 진행 중인 노사 간 회의에 불참의사를 전하는 공문을 보냈다. 최근 신모 조종사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이 위원장직과 교섭대표위원직을 내려놓으면서 박모 위원장이 대표 발신자로 이름을 올렸다.
노조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사측이 6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구조조정 규모를 기존 45%에서 22%로 완화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그 사실을 바로 언론에 발표했다”면서 “노조가 사측과 관련 사항을 ‘협의’하기는 했지만, ‘합의’한 사실은 없다”고 반발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1일 직원 750여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절반으로 줄어든 300명 내외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 인원 중 약 14%는 기장과 부기장으로 추산됐다.
노조 측은 또 “사측이 임금 지급 전날인 2월 24일 특별교섭을 요청했고, 조종사노조는 6월까지 총액 기준 25% 임금 삭감까지 합의했지만, 임금 지급일(25일)에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2월 임금을 40% 지급했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이는 명백한 합의 위반이며 근로기준법 위반행위”라며 “4월은 휴업상태라 급여일(25일)에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함에도 근로기준법상 최저 생계비인 휴업급여조차 미지급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협박성 발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아울러 정부와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선 오너 일가(이상직 전 회장)가 사재를 출연하고 정부가 긴급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은 회사 측의 구조조정 통보에 반발해 9일부터 14일까지 전주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예고했다. ‘아빠의 희망퇴직, 구조조정 이스타항공의 희망도 꺾입니다’라는 주제문을 걸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4월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고 전 직원이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자금 유동성 문제로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 데 이어 3월에는 일절 지급하지 못했다.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주체인 제주항공은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잔금 납부 후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을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고 이스타경영 정상화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서울=뉴스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