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구박받던 국내 제조업, 코로나19 극복의 숨은 영웅들”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13일 08시 34분


"코로나19 충격 서비스업 중심…한국 의존도 낮아"
"제조업 등 충격 적은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 보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국내 제조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의 숨은 영웅들이라고 평가했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 차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경제적 충격이 덜한 이유는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나라 방역의 성공 때문만은 아니다”며 “우리가 별로 자각하지 못한 우리 경제의 특성과 강점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번 충격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왔는데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서비스업 의존도가 낮아 파급영향도 작은 모습”이라며 “특히 인적교류 제한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관광 산업 비중이 유럽 등 주요국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제조업 등 충격이 적은 분야에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는 재택근무 확산, 온라인커머스 활성화로 반사이익 수혜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우리나라 제조업 자동화율은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근로자 감염 등 노동 손실 충격을 덜 받는 구조”라며 “제조업 강국과 비교해 볼 때 근로자 1만 명당 로봇 수가 한국 774, 독일 338, 일본 327로 우리나라가 압도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로봇은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 생산 차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김 차관은 “우리는 제조업을 토대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국민 소득 3만불 수준에도 아직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마스크도 우리나라 공장이 100여 개 있어서 그나마 이 정도 숨통을 돌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성장해 임금이 상승하고 일손이 부족할수록 공장을 국내에 두기란 사실 쉽지 않은 과제”라며 “코로나 위기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공장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공장과 축사 거대창고가 거주지와 너무 가까이 있어 눈살을 찌푸린 적이 있다”며 “유럽 도시 같이 깔끔하고 엄격하게 도시 계획을 못 할까 아쉬워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슨 보증을 10년씩이나 해주며 중소기업을 연명시켜주나 목소리를 높인 적도 있다”고 반성했다.

김 차관은 “환경이나 입지 규제를 조금씩 어기거나 그만 보증을 졸업해야 한다는 구박을 받아 가며 어떻게든 국내에 뿌리를 내리고 사업을 영위해 온 수십만 제조회사와 종사자들에게 한때의 내 짧은 생각을 반성하며 여러분들이 우리들의 숨은 영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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