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0일 수출 122억…전년比 18.6% 줄어
美 -3.4%·EU 20.1%·中 10.2% 등 대부분 지역 부진
반도체 수출 선방·OPEC+ 감산 합의 등은 긍정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이달 초 수출 실적에 그대로 드러났다. 예견된 ‘수출 절벽’이지만 하락 폭이 20% 달하는 점은 우려스럽다.
13일 관세청 자료를 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122억1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8.6% 감소했다. 이 기간 일평균 수출액은 14억4000만달러로 지난해와 조업일수가 8.5일로 같기 때문에 낙폭은 동일하다.
지난달 수출이 0.2% 감소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수출 여건이 더 악화된 탓이다.
지난달의 경우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돌리면서 완충 작용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은 5.8% 줄어든 반면 미국과 EU로의 수출은 각각 17.3%, 10.0% 늘었다.
반대로 이달 들어서는 대부분 지역으로의 수출(1~10일 기준)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10.2%) 미국(-3.4%), EU(-20.1%), 베트남(-25.1%), 일본(-7.0%), 중남미(-51.2%), 중동(-1.2%) 등이 부진했다.
특히 석유제품 수출이 47.7% 줄어들면서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석유제품의 비중은 약 7%이다. 석유화학까지 더하면 이 수치는 약 15%까지 늘어난다.
이 품목들은 국제 유가에 영향을 받는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사들여 이를 가공한 제품을 파는데 이때 발생하는 이익을 정제마진이라고 한다. 즉, 원유보다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아야 하는 돈을 남기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이 정제마진은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 단가가 떨어진 데다가 저유가 시황이 이어진 탓이다.
그래도 12일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합의 소식 이후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인 점은 반갑다.
이달 들어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점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만하다.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주력 품목으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달한다.
4월 반도체 수출(1~10일 기준)은 전년 대비 1.5% 줄었지만 지난달 수출(-2.7%)과 비교하면 낙폭은 소폭 줄었다. 이날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달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 26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제조·생산 전문업체)와 팹리스(반도체 개발·설계 전문업체) 수요 확대로 시스템 반도체는 4개월 연속 증가세”라며 “스마트폰과 컴퓨터(PC) 수요 둔화로 메모리 반도체는 부진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출 침체를 막기 위해 얼마 전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무역금융에 36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 전시회와 화상 상담 등 비대면 인프라 강화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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