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조달 비상 걸렸던 기업, 적시공급-다변화 관심 커질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4일 03시 00분


하나금융경영硏 ‘코로나 영향’ 보고서
홈코노미-언택트 소비문화 정착… 내수-서비스업 내달부터 회복세
항공-관광은 4분기 이후 정상화, 자동차-철강은 완만한 반등 기대
세계유통망은 대형사 위주로 재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일 경우 이르면 5월부터 유통업 등 내수·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항공업과 관광·숙박업은 4분기(10∼12월) 이후에나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글로벌 공급망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3일 발표한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내수·서비스 산업뿐만 아니라 철강·조선 등 제조업 부문의 업황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한국은 빠르면 5월부터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의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억압된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내수 비중이 높은 유통 등 서비스업의 회복이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봤다. 집에서 온라인 소비에 집중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와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문화의 정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교육 산업의 경우에도 비대면 교육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에듀테크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점쳤다.

제조업 중에선 자동차와 조선업, 철강업의 경우 하반기 이후 완만히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성차 생산 차질과 선박 발주 위축 등으로 업황 부진이 심화됐지만 국내외 경제활동의 정상화 흐름 속에서 수요가 늘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항공업과 관광·숙박업의 정상화는 이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업계의 경우 여행객 및 유동인구의 급감으로 받은 경제적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저비용항공사(LCC)가 대형화되는 등 구조 재편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관광·숙박업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지역 관광업자의 폐업 등 기반이 붕괴돼 인프라가 재구축되는 과정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정유·화학업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돼야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연구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과 유통망의 변화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국 공장의 연쇄적 셧다운으로 부품 공급 중단 및 생산 차질이 빈번했던 점을 교훈으로 삼아 ‘적시 공급(Just-In-Time)’ 시스템, 부품 및 소재의 공급처 다변화 등 위험 분산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진단이다. 세계 유통망도 물동량 감소로 인해 재무구조가 튼튼한 대형 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준 연구소 산업분석팀장은 “적시 공급 시스템에 대한 재고와 공급처 다변화 등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항공 산업의 경우 LCC 업체를 중심으로 실적 악화 및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코로나19#경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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