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친환경-국내산 선호 현상 뚜렷”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6일 03시 00분


맥킨지, 아시아 7개국 소비자 설문
“코로나 사태로 안전성 더 따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 친환경, 국내산 식료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음식 섭취와 운동으로 면역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는 15일 한국 중국 일본 태국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7개국 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코로나19 이후 아시아 식품 소매시장의 재해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가장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난 곳은 한국이었다. 한국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식료품을 사고 싶다는 응답은 63%, 국내산 식료품에 대한 선호도는 83%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40% 이상은 코로나19 이후 식료품을 살 때 안전성을 확인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발생 후 설문에 참여한 한국 소비자들의 식당 내 식사 선호도는 49% 감소했다. 반면 배달음식 이용은 27% 늘었고, 식당 음식을 포장해 가는 사례도 11%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매가 대폭 늘었고 코로나19 이후에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 10%의 소비자는 일반 식료품점에서 온라인 상점으로 구매처를 바꿨고, 그중 4분의 1은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호주의 경우 80%가 넘는 응답자는 이번 사태 이후 국내 브랜드를 더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기존에 해외 브랜드 선호가 강했던 중국은 국내 브랜드 선호가 43%에 그쳤다.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에선 외식 소비가 30∼70% 줄어든 대신에 식료품 구매와 즉석 식품 구매가 늘었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약 4명 중 3명이 운동과 건강한 음식 섭취로 면역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맥킨지는 유통업자들이 더 건강하고 더 현지화된 제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계산하는 ‘셀프 체크아웃’ 등 안전한 쇼핑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소비자들의 60%가 고가의 제품보다는 합리적 수준의 가격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가격의 적정성 유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영훈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는 “한국 소비자들의 62%가 이번 위기가 최소 4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답변했다”며 “유통업자들은 소비자 심리를 고려한 합리적 가격 정책 등을 통해 중기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코로나19#식료품#국산#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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