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하루밖에 안 지나 이번 주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총선 이후 이제 당분간 재건축은 어렵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대치동 인근 중개업소)
집권 여당이 21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자 서울 지역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하방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은 호가가 17억원 중후반대로 떨어졌다.
앞서 같은 크기의 매물이 지난 3월까지만 해도 19억5000만원(2층)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2억원 가깝게 내림세를 나타내며 집값이 급격하게 달아오르던 지난 2018년 8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에 따라 집주인의 부담감이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부동산 규제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호가가 낮아졌지만 아직까지 매수 관망세도 큰 상황이다. 대치동 인근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겠다는 사람도 아직은 없다”면서 “주말까지는 좀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서 매주 집계하는 아파트 수급동향을 봐도 매수세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이번 주(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지수는 96.9를 기록해 지난해 9월 넷째 주(96.3) 이후 최근 6개월여(29주)만에 가장 낮았다. 이 지수는 공급-수요 상황을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 것인데, 기준치(100)보다 아래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 있는 지은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 단지도 한 주 새 0.29% 하락해, 20년 초과 아파트 평균(-0.08%)보다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재건축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사업 추진 동력이 꺾이고, 호가도 당분간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감정원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성이 불투명해지면서 목동, 성남 등 노후 단지들의 호가도 떨어지는 추세”라면서 “당분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하방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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