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이커머스 왕좌’ 자리를 지켜냈다. 가장 많은 이익을 내며 다시 한번 저력을 확인했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 쿠팡이 뒤를 바짝 쫓고 있고, ‘유통 공룡’ 롯데가 롯데온(ON)으로 추격에 나설 예정이다. 네이버쇼핑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이코리아, 독주에도…쿠팡 추격 ‘부담’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7% 성장한 61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매출(수수료 기준)은 12% 증가한 1조954억원이다.
지난 2005년 G마켓이 연간 흑자를 달성한 이래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15년 연속 성장과 수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수수료 기준으로 업계 최초 1조원을 돌파했다. 회사가 물품을 매입하면 매출로 잡히는 매입매출 기준이 아닌 오픈마켓 형태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다만 쿠팡의 추격은 부담이다.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7조1530억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64.2%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1년 전 영업손실이 1조1279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로켓 성장’했다.
특히 거래액 기준 성장률은 6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쿠팡의 올해 1분기 거래액이 이베이코리아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올해 1~3월 온라인 결제액은 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며 “지난해 1위인 이베이코리아가 4조2000억원으로 3% 증가에 그쳐 쿠팡이 1위에 등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영업이익을 내도 안심하기 이른 이유다. 더욱이 위메프와 11번가 등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위메프는 거래액이 6조4000억원에 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 중”이라며 “1등도 안심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네이버쇼핑·롯데ON도 ‘다크호스’
네이버쇼핑과 이달 출범을 앞둔 롯데온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인지도와 영향력만 놓고 보면 쿠팡을 앞선다.
실제 네이버쇼핑의 올해 1분기 기준 스마트스토어(NAVER 자체 C2C몰) 입점업체 수만 30만개, 등록 상품 수는 8억개에 달한다. 1일 신규 등록 상품 수는 700만개다.
1회 평균 거래금액은 4만5000원으로 1500만명의 구매자가 매월 평균 12만~13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모든 소비에 있어 네이버를 통해서 상품 정보를 구하는 구매 행위가 너무나도 보편화돼 있다”며 “네이버 온라인쇼핑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능가하는 경쟁자의 등장이나, 국내 소비자의 상품 구매 패턴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말 출범하는 롯데온도 복병이다. 그동안 롯데는 오프라인 시장의 절대 강자이면서도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3년간 심혈을 기울여 롯데온을 준비해 왔다. ‘온라인 포 오프라인’(O4O) 전략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 업계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3900만명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쇼핑 공간을 제공하고, 총 2000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갖출 예정이다. 여기에 전국 1만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뛰어넘는 롯데만의 고객 최적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선보인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에 아마존 있다면 우리에게는 롯데온이 혁신적으로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높이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통계청에서 발표한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월별 거래액은 전년 동월보다 24.5% 증가한 11조96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10월(30.7%)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재택근무와 외출 자제 등 언택트 생활 패턴이 온라인 쇼핑 시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행태가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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