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가 3개월 연속 10만명을 돌파하며 눈에 띄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계속된 분양가 규제에 이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이 예고되면서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1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의 청약통장 가입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417만213명으로 집계됐다. 2월 2403만3094명보다 무려 13만7119명이 늘어난 수치다.
주택청약 종합저축은 지난 2015년 청약저축과 청약예금·청약부금을 일원화한 것으로 현재 유일하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공공아파트와 민영아파트 모두 청약할 수 있어 일명 ‘만능청약통장’으로 불린다.
지역별로는 경기·인천이 776만2806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594만8234명으로 뒤를 이었다. 기타 지방 554만5177명, 5대 광역시 491만3996명 순이었다.
주목할 것은 증가 폭이다. 주택청약 종합저축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해 10월까지 3개월가량 10만명을 유지하다가 12월 청약조건 강화, 대출규제 등이 발표되면서 4만명 초반까지 줄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가입자가 다시 급증해 10만명대를 회복한 뒤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하며 가입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아파트 시장의 경우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반해, 분양시장은 정부의 지속적인 분양가 규제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돼 가격 메리트가 다시 부각되면서 청약 가입자 수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5% 떨어져 3주 연속 하락했다. 낙폭(-0.02%→-0.04%→-0.05%)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5개 자치구 중 대부분 지역이 보합 전환하거나 하락세가 확대됐다.
반면 새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7월부터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가 확대 적용되면 분양가는 더 내려가게 된다. 집값도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나눠 낼 수 있어 비용 부담이 덜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기존 아파트는 대출 규제로 비용 부담도 커진 데다, 추가 가격 하락 불확실성까지 있다가 보니 거래가 줄고 있다”며 “새 아파트는 시세보다 최대 수억원 싸게 공급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다시 청약 가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약 가입자가 늘면서 앞으로 새 아파트를 얻기 위한 경쟁도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이미 앞선 1분기, 코로나19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청약시장은 기록적인 경쟁률을 기록하면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마곡지구9단지 공공분양’은 147대 1, ‘르엘신반포’와 ‘개포프레지던스자이’는 각각 125대 1, 65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부산 ‘쌍용더플래티넘해운대’와 경기 ‘과천제이드자이’는 이보다 높은 226대 1, 194대 1을 기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총선 이후에도 정부의 분양가 안정 정책이 연속성을 갖고 유지되고, 이에 더해 민간 분양가상한제까지 시행되면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새 아파트 선호현상과 프리미엄 기대감 등이 더해져 청약시장의 호조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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