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빠른 회복세…본격 반등? 추가 충격 불가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9일 19시 37분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46p(3.09%) 상승한 1,914.5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6p(1.82%) 상승한 634.79, 원·달러 환율은 10.80(0.88%)원 하락한 1,217.9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4.17/뉴스1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7.46p(3.09%) 상승한 1,914.53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6p(1.82%) 상승한 634.79, 원·달러 환율은 10.80(0.88%)원 하락한 1,217.9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4.17/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으로 폭락했던 한국 증시가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증시 방향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주식시장이 코로나19가 금융시장에 몰고 올 충격 대부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뒤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했다는 기대와, 최근의 상승세가 급락장 이후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라는 신중론이 함께 나온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 넘게 오르며 26거래일 만에 다시 1,900대를 회복했다. 최근 한국 증시를 둘러싸고 대내외적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면서 빠른 회복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월 18일 이후 61일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코로나19가 최악의 상황을 넘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선진국들이 단계적인 봉쇄 완화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작업이 속도를 내는 점 등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던 외국인 순매도 공세가 잦아들더니 드디어 17일에는 순매수로 전환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달 19일 1296원 까지 치솟으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한미 통화스와프 이후 1200원대 초반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처가 실효를 거두고 있고, 경제적 충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을 것이란 기대 등이 증시 변동성을 줄이고 상승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흐름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2개월이 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이어진 폭락과 회복이 향후 이어질 경제적 충격을 충분히 반영한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23일 발표될 1분기(1~3월) 경제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쁜 것으로 나온다면 증시에 추가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가능한 재정·통화 정책 대부분을 꺼내 쓴 터라 2차 충격이 오면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적 지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및 국제유가 문제 등 변수가 많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잠재적 부진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매도행진을 끝낸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락장에서 개인들의 매수가 이어지며 증시의 하단을 지켜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수익률 면에서 외국인이 크게 앞서 있다. 외국인의 본격적인 유입이 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이끌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7일까지 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증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49.39%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주가 상승률(32.69%)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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