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가 운영 중인 시푸드 뷔페 ‘마키노차야’ 광교점. 패션회사들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식품,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LF 제공
패션사업이 주력인 LF는 지난해 말 육(肉)가공 제조업체 엘티엠푸드를 인수했다. 엘티엠푸드는 돈가스, 탕수육 등 가정간편식(HMR)을 만드는 회사다. LF가 HMR에 투자하는 건 패션사업보다 유망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내 의류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60조10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국내 HMR 시장은 25% 늘며 4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LF는 올해 HMR 상품 판매처를 늘리며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패션업체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힘쓰고 있다. 소비 침체와 수입 브랜드의 공세로 패션산업 정체가 이어지자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 매출은 2017년 1조6021억 원에서 2018년 1조7067억 원, 2019년 1조8517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패션업계 선두주자들이 수년째 매출 정체를 보이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LF의 매출 성장은 식품사업 영향이 크다. 시푸드 뷔페 ‘마키노차야’와 같은 외식사업을 비롯해 모노링크(B2B 식자재 유통), 모노마트(B2C 식료품 판매), 인덜지(수제맥주) 등의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LF 식품사업 매출은 2017년 1098억 원에서 2018년 1891억 원으로 72%나 늘었고, 지난해에도 2463억 원으로 30% 성장했다.
LF 측은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소형가전,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며 최근 5년간 10건이 넘는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화장품 사업으로 외형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이루고 있다. SI는 지난해 매출 1조4250억 원, 영업이익 845억 원이란 역대 최대 성과를 냈는데, 전체 영업이익 중 80%가량을 화장품 사업에서 거뒀다. 화장품 사업 매출도 2016년 321억 원에서 지난해 3680억 원으로 급증했다.
SI는 2012년 인수한 비디비치를 메가 브랜드로 육성 중이다. 뛰어난 제품력과 고급스러운 패키지 등을 앞세워 2017년 229억 원이었던 매출을 지난해 200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2018년 출시한 자체 브랜드 연작도 온라인 유통 채널을 늘리며 중국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레도를 비롯해 산타 마리아 노벨라, 딥티크, 가란시아 등 수입 화장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하고 있다.
패션회사가 신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의류를 주로 판매하던 무신사는 원스톱 쇼핑 플랫폼을 지향하며 최근 화장품 판매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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