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고령층, 금융위기 수준 집값 하락땐 큰 타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1일 03시 00분


“대출부실-노후자금 부족 우려… 전세금으로 주식투자도 리스크”

한국의 고령층이 16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문제의 약한 고리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나왔다. 전세 보증금이 주식 투자에 활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IMF는 이를 포함해 12개 권고사항을 담은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FSAP)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의 주택 가격 하락이 나타나면 고령층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취약성이 크다고 밝혔다. 2013년 1053조 원이던 가계대출이 지난해 1621조 원으로 54% 증가하는 사이 60세 이상의 가계대출은 162조 원에서 296조 원으로 83% 늘었다. 60세 이상 차주의 비중도 15%에서 18%로 높아졌다. 고령층이 보유한 집값이 하락하면 이를 담보로 한 대출에 부실이 발생할 수 있고, 집을 처분해도 떨어진 자산 가치 탓에 노후 자금이 줄어들거나 빚을 모두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IMF는 “전세 보증금의 주식 투자 활용에 따른 문제도 평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융위는 “전세 보증금을 주식에 투자해 나중에 돌려주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금융업권 중에서는 생명보험사의 영업이익이 저금리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1999년 도입된 FSAP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29개국에 대해 시행되는 의무 정기평가다. 보고서는 “한국의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복원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가 현재 진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경제적 충격 수준을 반영하고 있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imf#전세 보즘금#주식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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