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확 줄고 알바 자리마저 가뭄
지자체 코로나 업무 돕는 인턴 지원, 일부 시군은 경쟁률 10 대1 넘기도
취업준비생 김모 씨(23)는 13일부터 경기 안산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5개월짜리 단기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행정업무를 돕거나 다자녀가구에 마스크를 나눠 주는 일을 주로 한다. 올 2월 대학을 졸업했지만 코로나19 탓에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줄이 밀려 이력서 쓸 기회조차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아버지까지 실직하면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생활비라도 보태고 싶어 안산시의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하루 8시간씩 일하며 한 달에 200만 원이 조금 넘는 급여(세금 및 보험료 포함)를 받는다. 김 씨는 “어차피 코로나19로 일자리도 없는데 당장 5개월이라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친구들 중에는 최근 입사 3, 4년 만에 구조조정을 당한 친구도 여럿 있다”며 “인턴이 끝난 뒤에도 취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코로나19로 취업이나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진 청년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코로나 단기 알바’에 몰리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경기, 부산 등 지자체들은 코로나19로 급증한 행정업무 부담을 해소하고 어려운 청년도 돕는다는 취지로 단기 일자리사업을 확대했다. 신청자가 많아 근무기간이 2주 단위로 쪼개진 초단기 일자리까지 생기고 있고, 단순 행정보조 업무가 대부분이지만 당장 생계비라도 벌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이 많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지역 31개 시군은 ‘코로나19극복 청년일자리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총 543명의 청년을 채용했다. 지자체 인턴 경쟁률은 높아야 3 대 1 정도지만 요즘은 이보다 경쟁이 심하다. 경기 안산시에는 이달 초 30명 선발에 160명이 지원했고, 경기 광주시도 12명 모집에 130명이 지원해 1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산시가 2일 접수를 마감한 청년 단기일자리(취업연수생)에도 205명 모집에 3122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5 대 1이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1월에는 180명 모집에 471명이 지원하는 등 평소 2 대 1에서 3 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렸다”며 “기업들의 채용 연기와 아르바이트 자리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청년들이 지자체 단기 일자리를 통해 받는 급여는 시간당 최저임금(8590원)에서 1만 원 안팎이다. 정부는 이번 주 내놓을 고용종합대책에 노인 중심이었던 공공 일자리사업 대상을 청년층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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