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첫 고비…수은 21일 6000억 대출 전환 결정 전망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1일 06시 32분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 21일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두산중공업 대줄전환 안건을 심의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모습. 2019.11.1/뉴스1 © News1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 21일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두산중공업 대줄전환 안건을 심의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모습. 2019.11.1/뉴스1 © News1
한국수출입은행이 보증을 선 두산중공업 외화채권 5억달러(약 6000억원)를 대출로 전환할지 21일 결정한다. 만기가 27일인 이 외화채권의 대출 전환이 성사되면 두산중공업은 일단 올해 상반기 최대 고비를 넘기게 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이날 오후 방문규 행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 10여명이 확대여신위원회를 열어 두산중공업 대출전환에 대한 안건을 심의한다. 확대여신위원회는 수은의 최상위 의결기관이다.

수은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채권 규모와 사안 중요성 등을 고려해 확대여신위원회에서 안건을 다루게 된다”며 “두산중공업의 재무상태와 향후 경영 전망 등을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은 두산중공업이 상반기 중 갚아야 하는 차입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2015년 4월 두산중공업이 이 외화공모채를 발행할 때 수은은 지급보증을 섰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수은에 이 채권을 대신 갚아준 뒤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은은 대출전환을 받으려면 두산그룹 차원에서 이에 상응하는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했고 회사 측은 강도 높은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수은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대출전환을 승인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 냉각으로 차환발행도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 전환이 안 되면 두산중공업의 빚을 수은이 대신 갚아야 한다. 수은 내부에서도 최근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 등을 검토하며 긍정적 여론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출 전환으로 두산중공업이 당장 올 상반기 고비는 넘지만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산은 많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전체 차입금 4조9000억원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4조2000억원에 이른다.

당장 다음 달에도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상환해야 한다. 2017년 5월에 발행한 이 사채는 발행일로부터 3년이 지난 날부터 조기상환이 가능한 데, 채권자 대부분이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중공업은 이는 자체 보유 4000억원 내외의 현금성 자산을 털어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에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우려가 큰 만큼 채권단은 60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 대출 전환 건을 시작으로 추가 지원 여부도 확정할 전망이다. 현재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전체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지난달 13일 내놓은 자구안을 토대로 내달 중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다는 계획이다. 자구안에는 팔 수 있는 자산을 모두 매각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산솔루스·두산퓨얼셀 외에 두산메카텍, ㈜두산 산업용차량(지게차)·전자부문, 두산중공업 인도법인 등이 매물로 거론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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