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삼성-LG 판매량 50~60% 늘어
에어살균으로 오염된 옷 관리… 가전 시장 위축 속 효자 노릇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의류 케어 가전제품도 덩달아 판매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 그랑데 AI 건조기·세탁기 신제품(왼쪽 사진)은 출시 두 달여 만에 판매량이 각각 3만 대, 2만 대를 넘어섰고, LG전자 트롬 스타일러(오른쪽 사진)의 2월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각 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가 늘면서 의류관리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1∼3월) 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60% 증가하는 등 판매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상태다.
21일 삼성전자는 그랑데 AI 건조기·세탁기 신제품이 1월 말 출시 후 약 두 달 만에 각각 3만 대, 2만 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신제품 인기에 힘입어 1분기 전체 세탁기, 건조기 판매량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했다. 외출 후 오염된 옷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에어드레서 역시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에어드레서는 영국 알러지협회로부터 집먼지진드기 박멸, 곰팡이 및 알레르기 유발 박테리아 제거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인기 요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측은 “그랑데 AI 건조기의 에어살균 기능도 옷에 묻은 대장균,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을 99.9% 제거할 수 있고, 이불 속 집먼지진드기를 100% 박멸할 수 있다는 점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LG전자도 트롬 스타일러의 2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등 의류케어 제품군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 번에 최대 6벌까지 관리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의 판매량이 약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관계자는 “2월 스타일러 월 판매량이 2011년 의류관리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대치였다. 외출 후에 바로 옷에 묻었을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관리하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필수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LG 트롬 스타일러의 위생살균 표준코스 역시 한국의과학연구원의 실험 결과 녹농균, 폐렴간균, 대장균을 99.99%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의류케어 가전제품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전체 실적을 견인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소비침체로 스마트폰과 TV 등 주력 제품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미국 시장 스마트폰 주간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미국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48%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업이 늘어나는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구매 자체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가전제품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분기(4∼6월) 삼성전자, LG전자 실적이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럼에도 의류케어 가전제품 등 새로운 제품군이 시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