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매출 27% 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2일 03시 00분


물동량 줄고 운임 감소 이중고… 배 10척 중 1, 2척 아예 발 묶여
전통적 성수기 3분기도 먹구름

국내 해운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교역량이 감소하자 매출이 30% 가까이 줄어드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어려움이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한국선주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주요 선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떨어졌고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는 20% 이상 줄어들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3월 국내 선사 144곳을 조사한 결과로는 업체들의 평균 매출이 지난해 3월보다 평균 27%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상황도 비슷하다. 업계에 따르면 3월 미국 해운사들의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정도, 중국과 유럽은 각각 45%, 6.5%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중국과 미국, 유럽 노선 물동량이 감소하고 해운운임까지 줄어드는 이중고 때문이다. 선주협회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이후 물동량이 10∼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동량의 감소 속도에 비해 선박 공급은 빠르게 줄지 않아 해운 운임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1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980포인트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 820포인트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 해운사가 보유한 배 10척 중 1, 2척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 2M과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 등 세계 3대 해운동맹은 컨테이너선 운항을 최대한 줄이면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올해 실적 회복에 나서려던 국내 해운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HMM(옛 현대상선)은 올해 3분기(6∼9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계획했지만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중국의 물동량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HMM의 주력 노선인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악화되는 것이 큰 문제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는 “해운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도 제대로 못 누릴 것 같다”며 “불황의 시기가 올해 내내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업체도 많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해운업체#코로나19#매출 감소#hm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