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서울 아파트를 가장 많이 매수한 연령대는 30대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호가가 떨어진 매물을 30대가 적극적으로 구입한 데 따른 것이다.
21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증여·교환·판결 등을 제외한 순수 매매거래 기준) 총 2만9165건 중 31.2%인 9101건을 30대가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알려진 40대(27.6%)와 50대(18.8%)의 비중을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10∼12월) 40대 거래 비중은 29.4%로 비슷했으나 올해 들어 30대의 비중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가 주택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30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결과라고 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가 주택은 보유 자산이 많은 40대와 50대가 큰손인데 거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청약 가점제 강화로 젊은 세대는 분양 시장 접근이 어려운 점도 30대의 주택 구입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의 증여 거래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주택자가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부부 간 공동명의로 변경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3966건으로 전체 거래량(4만9581건)의 약 8%를 차지했다. 특히 강남구의 증여 거래 비중은 강남구 전체 거래 가운데 22.2%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강남구의 증여 거래 비중은 11.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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