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기침체속 공급 과잉… 미국산 5월분 ―37달러에 거래
6월분도 장중 10달러대로 급락
국제 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과잉 공급 탓에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파는 사람이 도리어 웃돈을 얹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산업활동 둔화에 따른 전 세계적 석유 수요 감소가 초래한 현상이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마감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先物)은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뉴스는 “원유 트레이더들이 WTI를 누군가에게 넘길 때 배럴당 약 40달러는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이 거래소에서 WTI 선물 거래가 시작된 1983년 이후 마이너스 가격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전 거래일 종가(18.27달러) 대비 하락률은 ―305.97%다.
원유 선물 값이 폭락한 건 5월 선물 거래 마감일(21일)이 다가오자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선물을 일제히 매도하려 한 때문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정유사 등이 이를 사들여 원유 현물로 넘겨받겠지만 지금은 재고가 넘쳐나 원유를 보관할 곳을 찾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유시설, 저장시설, 파이프라인, 심지어 바다 위의 유조선도 원유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5월 인도분 WTI 가격 폭락의 여파로 전날까지 20달러 선을 유지하던 6월 인도분도 21일 오후 10시 30분 현재 장중 30%가량 급락하며 배럴당 14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산유국들이 합의한 하루 970만 배럴 감산이 5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6월 인도분 원유는 어느 정도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로선 가격 저항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유가 하락을 야기한 수요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운 만큼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등 강력한 조치 없이는 당분간 유가가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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