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선 원유를 갖고 있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다.
21일(현지 시간) 글로벌 벤치마크 유종 중 하나인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 종가 대비 24.4% 떨어진 배럴당 19.3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가 종가 기준으로 20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2002년 2월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해상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유조선을 활용한 저장과 운송에 유리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강한 가격 지지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전날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 선물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국제 유가가 폭락을 거듭하자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을 방어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21일 WTI 6월 인도분 선물도 43.4% 하락한 배럴당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5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서 “에너지장관과 재무장관에게 매우 중요한 이 기업들(에너지 업계)과 일자리들의 안전을 위한 자금 확보 계획 입안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이날 “에너지 사업은 매우 중요하며 국가 안보 문제가 있다”며 “의회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에너지부가 시추를 하지 않는 원유 회사에 사실상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 소속 국가들은 원유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