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금 2000억·ABS 7000억·영구채 3000억 인수
"HDC, 아시아나 인수 정상 종결 기대"
"LCC 업계 추가 지원은 검토 안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놓인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키로 한 1조7000억원을 포함하면 산은과 수은이 대형항공사들에 투입하는 신규 자금은 총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산은은 24일 ‘항공사 지원 관련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지원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항공 운행이 중단되고 예약 항공권 환불이 잇따르면서 항공사들의 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고갈 되고 있지만,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해 신규 자금조달이 여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산은은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에 대해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 지난 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설치를 통한 지원이 이뤄지기 전 긴급자금을 선지원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에 지원하는 1조2000억원은 운영자금 2000억원, 화물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인수, 영구채 전환 300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산은과 수은이 오는 6월 영구채 3000억원을 인수한 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대한항공의 지분 약 10.8%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대한항공 영구채 3000억원 인수는 결정됐지만 인수후 전환해 지분으로 보유하는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여러 가능성 중 한가지”라며 “실행했을 경우 가정한 지분이 10.8%”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2100억원 규모 회사채 차환발행도 지원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6월 말 2100억원 정도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 부분에 대한 차환발행이 가능해져 시장에 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정부 은행으로서 안정적 지분을 보유해 국내외 금융권과 시장에 크레딧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유동성 부족 규모를 3조8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번 지원을 통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 상반기 지원을 하면 대한항공에 2000억원 자금 여유가 생길 것이고 하반기엔 준비된 기간산업기금 등으로 지원될 것”이라며 “5월15일께 유동성에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전에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항공사들이 시장차입이 많아 국책은행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산은과 수은을 제외한 채권단간 협의도 하고 있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추가 지원보다 만기연장이나 회수를 자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산은은 항공사 자체적인 자본확충 및 경영개선 등 자구노력 등을 자금 지원 조건으로 달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부행장은 “항공사 자체적인 자본확충 및 경영개선 등의 자구노력과 일자리 유지를 위한 고용안정 등 노사의 공동노력을 요구했다”며 “도덕적 해이 방지책으로 대표이사 등 고액연봉자들 임금 제한, 배당 및 자사주 취득 금지 등 용도외 자금 유용을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한항공 오너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등을 담보로 잡지는 않았다. 최 부행장은 “현재 양대 항공사는 인건비 절감 등 극한의 노력을 하고 있고 대한항공은 1조원 유상증자, 송현동 부지 매각 뿐 아니라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을 준비 중”이라며 “구체적인 자구계획은 대한항공이 별도로 발표할 것이며, 그 외 사주에 대한 사재출연은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국가들의 지원 사례를 보면 지분 등 이익공유 형태가 대부분”이라며 “추가 지원이 있거나 경영에 대한 책임부분이 있을 경우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도 기업 정상화로 기업가치 상승시 발생하는 정상화 이익은 이번 지원에 참여한 수은과 공유해 정책금융의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 항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는 이번 금융지원으로 인수 예정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업결합승인 절차 등을 완료하고, 정상적으로 인수합병(M&A)이 종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추가 지원 검토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금융은 산은이 1000억원, 수은이 700억원 지원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그 외 추가적인 LCC 지원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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