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코로나 19로 인한 기업들의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조4000억원, 1조90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3%, 21.1%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해외공장 셧다운(일시폐쇄)와 이달부터 판매 절벽에 직면하며 초유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돼 2분기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8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가량 늘어 시장 예상치를 21% 웃돌았다. 그러나 1분기 순이익이 5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감소했다.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25.2% 감소한 4445억원, 순이익은 59.0% 줄어든 266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현대모비스도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9% 감소한 36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실상 환율로 인한 ‘착시 효과’인데다 코로나로 인한 매출 타격이 3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만큼 2분기 이후 실적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부진하면서 포스코도 1분기 영업이익이 70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넘어섰다. 5000억원대로 예상됐던 컨센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자가격리와 재택근무로 인터넷 트래픽, 동영상 콘텐츠 수요가 늘고 이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네이버도 IT 플랫폼과 비즈니스 플랫폼 부문의 매출액은 각각 49%, 12% 늘어났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서비스 분야에 클라우드 비대면 기술 지원을 한 것이 실적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도 코로나 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투자와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어 2분기 상장사들의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1분기 성장률 -2%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던 수출 부문의 큰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2377억원, 5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9%, 33.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6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9.1%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6조5971억원, 6376억원으로 각각 9.1%, 113.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주가는 변동성 확대 구간을 지날 전망”이라며 “판매량 추정치는 코로나19 여파를 반영할 수 있지만 금융 부문의 수익성에 대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운호 IBK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2분기 코로나19 이후 소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 대비 크게 부진할 것”이라며 “MC사업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7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7000억원을 전망한다”며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할 수 있는 이유는 서버 디램 가격이 20% 이상 급등하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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