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
정선-태백에 방역도움센터 설치… 지역 소상공인에 방역용품 대여
직원이 직접 찾아가 소독해주기도
강원랜드 방역도움센터. 강원랜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월 현재 우리나라 국민 2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이 기저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강원 남부 폐광지역인 정선, 태백, 영월, 삼척 주민들은 더욱 불안에 떨고 있다. 바로 강원 남부 지역은 전국적으로 진폐재해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진폐증은 폐에 분진이 들러붙어 폐세포의 염증과 섬유화 등 조직반응이 일어난 상태를 말한다. 호흡곤란과 기침, 흉통 등을 동반하며 특히 폐 감염이 발생하기 쉬워 호흡곤란, 폐렴을 동반하는 코로나19에 극히 취약하다. 또 진폐재해자들의 70% 이상은 70, 80대 고령자라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의 걱정이 크다.
강원 남부에 진폐재해자가 많은 이유는 바로 석탄 때문이다. 이 지역 진폐재해자의 대다수는 산업화 시절 탄광의 가장 깊은 ‘막장’에서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싸운 산업전사들이다.
1986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광산이 폐광되고 주민들이 이탈하는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이 지역은 ‘폐광지역’이 됐다. 주민 대다수가 살길을 찾아 도시로 떠나자 남아 있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1995년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에 의해 강원랜드라는 복합리조트 기업이 탄생했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의 경제 회생을 위해 세워진 만큼 37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50%에 가까운 폐광지역 출신 직원 약 18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경우 1800명의 직원 가운데 95%가 폐광지역 출신이다. 강원랜드와 협력업체에는 강원 폐광지역 4개 시·군 출신 4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64.45%다. 나아가 강원랜드 및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강원도권으로 환산하면 무려 74.46%로 총 4113명의 강원권 출신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강원랜드 직원들과 주민들의 관계는 더욱 특별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원랜드가 휴장하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나서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강원랜드 자원봉사자가 지역 식당을 찾아 지역 방역도움센터의 방역활동을 돕고 있다. 강원랜드 제공
○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강원랜드
영업장 휴장이 결정되자 직원들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와 지역 주민들과의 고통 분담을 위해 나섰다.
강원랜드는 3월 4일부터 방역기(압축분무기) 20대, 손 소독제 6000여 개를 확보해 정선(고한읍)과 태백에 방역도움센터 각 1개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방역도움센터에서는 20평 이하 소규모 식당 등 방역 취약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방역기, 방진복, 살균소독액 등의 방역용품을 대여하고 있으며 필요한 곳에는 강원랜드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방역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10일까지 두 센터에서 총 317명의 강원랜드 직원들과 정선, 영월, 태백, 삼척 지역단체 봉사자 288명이 방역활동 1만1350회, 방역기 대여 97회 등 총 1만1447회 방역 및 방역기 대여 봉사활동 진행했다.
지역 방역도움센터에는 강원랜드 직원뿐 아니라 지역 번영회, 지역 방범대, 지역 이장협의회, 지역 중고교 동문회, 지역 소방대, 지역 로타리클럽, 자원봉사센터 등 지역 사회단체들도 힘을 더해 일평균 100회에 가까운 방역활동에 동참하며 코로나19 위기 속 지역 상생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다. 방역 도움을 받은 주민들 575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0점 기준으로 97.6점의 만족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봉사활동에 참가한 강원랜드 머신팀 김도환 과장은 “지역민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기를 바라며 방역복을 입고 20L 방역기를 메고 매일 아침 나선다”며 “많은 지역 어르신들이 좋아하고 고생한다며 커피, 빵, 떡, 음료수 등 하나라도 건네주는 모습에 많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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