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독감 백신 국산화 ‘백신의 명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7일 03시 00분


[100년 국민의 건강을 지켜온 기업] - GC녹십자
신종플루 유행 때 세계서 여덟 번째로 백신 개발에 성공
혈액원 2곳 추가, 혈장 공급 원활히


GC녹십자는 1967년 설립 이후 백신과 혈액제제를 필두로 특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왔다. ‘만들기 힘든, 그러나 꼭 있어야 할 의약품 생산’이라는 사명 아래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며 필수의약품 국산화를 이끌어 온 GC녹십자의 지난 반세기의 역사는 말 그대로 국내 바이오산업을 이끈 역사이기도 하다.


○ 필수의약품 국산화 통한 백신 주권 확보

GC녹십자는 1969년 일본뇌염백신과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을 시작으로 백신 사업에 몰두해왔다.

GC녹십자는 약 12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1983년 세계 세 번째로 순수 국내 기술을 사용한 B형간염 백신 ‘헤파박스’를 선보였다. 가격은 기존 고가의 수입 제품보다 3분의 1가량 저렴하게 공급해 국민들의 부담을 줄였다. 특히 ‘헤파박스’는 약 13%에 달하던 국내 B형간염 보균율을 선진국 수준인 2∼3%대로 감소시켜 당시 1988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국민보건 증진에 획기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세계 최초 유행성출혈열백신인 ‘한타박스’, 세계 두 번째 수두백신 ‘수두박스’ 등을 개발하며 필수예방백신 자국화를 이어갔다. GC녹십자의 필수예방백신의 국산화 노력은 독감백신으로 이어졌다.

2005년 GC녹십자는 당시 정부와 지자체가 주관하는 ‘독감백신원료 생산기반 구축사업’의 최종사업자로 선정돼 독감 및 기초백신 원액생산시설, 완제품생산시설 등을 갖춘 공장을 전남 화순 지방산업단지에 건설했다.

화순공장은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GC녹십자의 판단으로 외국기업과의 합작 없이 추진됐다. 화순공장 준공을 앞둔 2009년 4월 전 세계에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며 세계 47개국 수만 명이 감염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벌어졌다.

GC녹십자는 화순공장 준공을 위한 막바지 작업과 동시에 빠르게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생산 준비에 돌입해 2009년 9월 세계 여덟 번째로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그린플루’ 개발에 성공하고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당시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으로 인해 국제 백신 가격이 치솟아 수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GC녹십자는 ‘그린플루’ 전량을 국내에 공급해 전 국민의 35%에 이르는 1700여만 명이 백신을 접종받아 바이러스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독감백신 국산화에 속도를 냈다. 2009년 대표 백신 품목인 독감백신 ‘지씨플루’를 상용화하며 빠르게 수입 백신을 대체해 현재까지 국내 최대 물량의 독감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 GC녹십자 혈액제제… 선진시장 진출 박차

GC녹십자의 주력 사업인 혈액분획제제(이하 혈액제제) 부문은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과 알부민을 필두로 중남미와 중국 시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GC녹십자가 미국 시장에 신호탄으로 준비하고 있는 IVIG-SN의 시장 가격은 미국이 한국에 비해 4배가량으로 형성돼 있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GC녹십자는 2017년 캐나다에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했으며 현재 시생산 등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위한 준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GC녹십자는 연간 140만 L 혈장처리가 가능한 오창공장과 연간 30만 L의 중국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100만 L 규모의 캐나다 공장 상업생산을 개시한다면 총 270만 L 규모로 세계 5위권의 혈장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GC녹십자는 안정된 원료 혈장 공급을 위해 미국 현지 법인 ‘Green Cross America(GCAM)’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혈액원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까지 총 12곳의 혈액원을 보유한 GC녹십자는 올해에도 총 두 곳의 혈액원을 추가 개원할 예정이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기업#건강#gc녹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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