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은 줄어들었는데 꼬박꼬박 나가는 대출금 때문에 위기에 몰린 개인 채무자들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당국이 대책을 내놓았다. 자영업자, 중소기업에 이어 개인채무자들도 29일부터 최대 1년간 채무 원금 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번 방안은 크게 개별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프리워크아웃과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의 채무조정 2가지로 나뉜다. 서민대출 이용자나 상환유예가 필요한 대출이 금융회사 1개의 것이라면 이용중인 금융회사를, 상환유예가 필요한 대출이 2개 이상의 금융회사에 해당한다면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으면 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득감소로 대출에 대한 상환이 곤란해 연체우려가 있는 개인채무자를 지원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공통되지만 세부기준은 통로별로 차이가 있다. 일단 ‘프리워크아웃’의 경우에는 올 2월 이후 실직·무급휴직·일감상실 등으로 소득이 감소했으며, 현 소득이 생계비(기준중위소득의 75%)를 차감한 금액이 월 채무상환액보다 적어 상환이 곤란한 형편을 입증해야 한다. 생계비 기준은 1인 가구 132만 원, 2인 224만 원, 3인 290만 원, 4인 356만 원이다. 3인 가구의 경우 코로나19로 감소한 현 소득에서 290만 원을 차감한 금액이 월 채무상환액보다 적으면 지원대상이 되는 셈이다.
다만 일용직 등 소득감소 증명이 어려운 채무자들은 ‘소득감소진술서’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 담보·보증이 없는 신용대출과 보증부 서민금융대출(햇살론·사잇돌대출)이 지원 대상이며 원금 상환예정일이 1개월 미만 남은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심사를 통과하면 대출 원금상환을 6~12개월 유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5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일시상환대출이라고 한다면 만기를 올해 11월에서 내년 5월 사이로 미뤄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은 6~12회분 원금납입을 유예할 수 있다.
신복위 채무조정은 코로나19 피해로 대출상환이 어려워진 채무자 가운데 순 재산이 채무총액보다 적은 경우를 대상으로 하며, 담보·보증이 없는 신용대출의 원금상환 유예(6~12개월) 신청할 수 있다. 개별 금융회사 대출의 경우엔 해당 대출에 한해 유예가 되는 반면에 신복위에서는 신청자의 모든 신용대출이 한꺼번에 유예된다는 차이가 있다. 또 연체 3개월 이상의 장기연체자의 경우에는 채무원금의 10~70%를 깎아주는 등 원리금 감면혜택까지 주어진다.
금융당국에서는 지난해 개별 금융회사의 개인 프리워크아웃 실적이 총 57만 여건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 채무조정에 더 많은 채무자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상환 유예를 선택하기보다는 불이익도 고려해야 한다. 상환 유예를 받으면 개인 신용도가 깎이거나 금융 이용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4영업일 이내에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연체정보가 전체 금융권에 공유되지는 않겠지만, 해당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신용카드 대출 한도를 늘려준다든지 적극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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