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 석 달째 하락
2008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최저… 소비지출전망도 통계작성 후 최저
지난달 카드 승인액 66조5000억원… 항공-여행서비스업 코로나 직격탄
작년보다 4.3% 줄며 감소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비 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전염병 사태의 후유증으로 소득 감소와 고용 불안이 예상되면서 당분간 지갑을 닫겠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3월부터 신용카드 사용액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소비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7.6포인트 내린 70.8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8년 12월(67.7) 이후 가장 낮다. 100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고 100 미만이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올해 1월 100을 넘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2월(96.9)을 시작으로 3월(78.4), 4월(70.8)까지 석 달 연속 하락했다. 3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 통계조사가 시작된 2008년 7월 이후 사상 최대 하락폭(18.5)을 보였다.
6개월 전 대비 현재 경기 상황을 의미하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전달 대비 7포인트 하락한 31이며, 6개월 후 경기에 대한 예상인 ‘향후경기전망’ CSI는 3포인트 내린 59로 집계됐다. 두 지수 모두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4포인트 하락한 83이었다. 소비지출을 늘릴 것인지를 묻는 소비지출전망 CSI는 6포인트 하락한 87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취업기회전망 CSI도 6포인트 떨어진 58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가계부채전망 CSI는 99에서 102로 올랐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줄고 있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 승인금액은 66조5000억 원으로 작년 3월(69조5000억)보다 4.3% 감소했다. 1월과 2월엔 전년 동기 대비 5.8%, 6.5%씩 늘었지만 3월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본격화되면서 소비가 줄었다.
1분기(1∼3월) 전체 카드 승인금액과 승인건수는 각각 205조8000억 원, 50억4000만 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2.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각각 7.3%, 10.1%씩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둔화된 셈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 철도 등 운수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9% 감소했고, 여행 관련 서비스업이 포함된 사업시설 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도 36.7% 줄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