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막에 뿌리내린 우리나라 벼 품종이 오는 5월초 수확을 앞두고 있다. 사막에서 벼를 재배하는 도전에 뛰어든 우리 정부는 이번 재배 결과를 토대로 사막용 벼의 경제성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UAE 사막지역 샤르자에서 1890㎡(약 570평) 면적에 시험재배한 벼 수확을 약 1주일 앞두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시험재배는 2018년 한-UAE 정상회담 간 논의된 농업기술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돼 왔다.
농진청은 UAE에서 벼를 재배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김제 광활 간척지 등에서 사전 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매년 8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가 UAE 벼 재배에 적합하며 농진청이 개발한 건조지역용 벼 ‘아세미’ 등 2품종이 유망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어 농진청은 지난해 11월 25일 UAE에서 직접 파종을 실시했다. 올해 들어선 UAE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현장접근이 어려워지는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기상, 물 관리, 생육 상황 등을 영상으로 확인하고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원격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은 이제 현지에서 자란 벼를 오는 5월5일쯤 수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점구역 기준 300평당 763㎏이 수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동일 품종을 국내에서 재배했을 때보다 40% 정도 증가한 수준이라고 농진청은 설명을 붙였다. 벼 재배에 적합한 현지의 풍부한 일사량과 생육단계에 적합한 양분투입과 물관리 등이 주요한 증수요인으로 분석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진청이 개발한 건조지역용 벼 ‘아세미’ 품종의 재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사막 환경에서 파종부터 수확까지 재배 전 과정을 실증하고 체계화했다는 것과 벼 재배 가능지역을 건조지역에서 사막지대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성 확보는 후속 과제로 남았다. 쌀 생산액(약 565만 원/㏊)이 이 지역 바닷물을 제염처리해 사용한 담수 비용(약 2000만 원/㏊)에 미치지 못해서다.
농진청은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Δ첫째, UAE의 지하수를 사용하는 방안 Δ둘째, 담수재배에 비해 물 사용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는 고랑재배와 포기별 점적관수 방식을 함께 적용하는 방안 Δ셋째, 파종시기를 8월 말로 당기고 벼를 수확한 후 밭작물과 이어짓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농진청은 현지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UAE 기후변화환경부와 협의해 1차 시험재배 결과를 바탕으로 2차 시험재배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특히 물의 높은 pH를 낮추고 염분을 제거하는 기술적용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김경규 농진청 청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벼 재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지속적인 후속시험을 통해 벼재배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경우 양국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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