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의 여파로 세수가 덜 걷히고 재정 지출은 늘어나면서 1분기(1∼3월) 나라 살림 적자가 역대 최대로 커졌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3월 국세 수입은 69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5000억 원 덜 걷혔다. 반도체 등의 업황 부진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돼 법인 세수가 1년 전보다 6조8000억 원 감소했다. 정부는 4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세수가 더 빨리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재정 적자는 역대 최대 폭으로 커졌다. 올 1분기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1년 전보다 28조 원 늘어난 45조3000억 원이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년 전보다 30조1000억 원 늘어난 55조3000억 원이었다. 이미 작년 한 해 적자 폭(54조4000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모두 1분기 기준으로 월별 통계가 작성된 2011년 이후 가장 컸다.
정부가 코로나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돈을 추가로 풀 예정이어서 재정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가경정예산만으로도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48조9000억 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9조4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랏빚도 크게 늘었다.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31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2조6000억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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