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코로나 충격, 외환-금융위기 때보다 30% 더 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1일 03시 00분


기업 70% “올해 실적 20% 줄것”… 40%가 “회복에 1년 이상 소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 수준을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30%가량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 10곳 중 7곳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일 코로나19 사태 영향권에 있는 기업 223곳을 대상으로 3번의 경제 위기별 충격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의 영향력이 134.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준점으로 가정한 글로벌 금융위기(100.0)와 비교해 34.4% 큰 것이며 외환위기(104.6)보다도 28.5% 높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경총이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벌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20일 진행됐다.

경총은 “코로나19 사태는 실물 경제에서 시작됐고,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기업의 불안 심리가 과거보다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의 약 70%는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300인 미만의 기업만 보면 실적이 2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이 80%에 달했다.

응답 기업의 40.3%는 경영 환경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6개월 안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24.7%에 불과했다. 또 응답 기업의 26.5%는 올해 신규 채용을 축소한다고 답했다. 신규 투자를 줄인다는 답변도 22.4% 나왔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노동 관련 과제로는 유연근로제 개선(요건 완화)을 꼽은 기업이 37.8%로 가장 많았다.

조사에 참여한 300인 미만 기업 중 11%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별도의 대응 조치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기업 규모가 작은 탓에 위기 상황에 대응할 여력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영태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코로나19의 불확실성으로 많은 기업이 과거보다 더 크고,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가 정부의 정책·제도 개선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코로나19#기업#충격 체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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